NEI 대표
권순영(농화학65) 교우
“나 자신만을 위해 살 땐 보이지 않던 사람 만나”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선뜻 손 내밀기를
아프가니스탄의 ‘콩 박사’로 통하는 권순영 교우. 모교 농화학과를 졸업한 권 교우는 내전 속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아프간 사람들을 보고 식품영양학자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이에 콩을 재배하고 먹는 문화가 없던 아프간에 콩을 전파해 자립을 이끌고 있다.
권 교우는 미국 LA에 ‘영양과 교육 인터내셔널(NEI, Nutrition and Education International)’을 설립하고, 20년 넘게 아프간 콩 재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노고에 권 교우는 지난 5월 모교 119주년 기념식에서 사회봉사상을 수상했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권 교우와 서면 문답을 진행했다.
- 아프간에 콩 사업을 하는 데에 영향을 준 교우님의 모교 재학 시절 경험이 궁금합니다
“모교 재학 중 육군에 입대해 베트남전에 파병됐습니다. 통역 요원으로 대민 활동을 했지요. 대학생의 눈으로 전쟁의 참상을 보면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습니다. 이를 실현할 기회가 훗날 모교를 졸업하고 30여 년 만에 아프간에서 찾아왔지요.”
- 20여 년 간 아프간 콩 사업을 해 오셨습니다. 콩 사업을 하게 된 아이디어와 진행 상황이 궁금합니다
“처음 아프간에 방문한 2003년, 현지는 각종 전쟁을 거치며 어린이와 출산모 등이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제 능력과 지식으로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이때 ‘고단백 식품인 콩을 재배하게 하면 어떨까’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영양실조의 원인은 단백질 부족이니까요.”
“우선 아프간 농축산부로부터 적극적인 협조 약속을 받았고, 콩 시험재배에 성공해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이후 UN 세계식량계획, 미국·일본·캐나다·한국 정부 등에서 도움을 받았죠. 2004년 40톤으로 시작한 콩 생산 규모는 2020년 6000톤으로 성장했습니다.”
- 전쟁이 계속되고, 탈레반의 세력 하에 있는 아프간의 특성상 사업에 위기는 없으셨는지요?
“지난 2021년 아프간에서 미군이 철수하며 탈레반이 정권을 잡았습니다. 탈레반이 사무소에 침입해 직원들을 집단 구타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콩 산업 체계도 큰 타격을 입게 되었죠. 현재는 서방의 지원이 끊겨 난관에 봉착한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정세 변화로 당초 2030년 콩 생산 연간 30만 톤을 달성할 것이란 목표는 2035년 정도로 수정됐습니다.”
- 현재 아프간 외 해외에서의 콩 사업의 진행 상황은 어떻게 되나요?
“올해 8월 필리핀 정부 농업부로부터 적극적인 협조 약속을 받았습니다. 우간다에서는 올해 여름 1차 시험 재배를 성공했고, 내년 2차 시험 재배를 준비 중입니다.”
- 교우회보를 보시는 교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뜻이 있다면, 나를 돕는 이는 언제나 있다.’ 제가 이런 일에 뛰어들기 전, 나 자신만을 위해 살 때는 보이지 않던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72차례 아프간을 왕복했습니다. 탈레반 전쟁, 폭탄 테러, 외국인 납치 사건 등 수많은 난관에 봉착했죠. 그때마다 도움의 손길을 만났습니다.”
“혹 이 기사를 읽는 교우님들이 나보다 못 배운, 못 가진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고자 한다면 선뜻 나서기를 권합니다. 서로 도울 때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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