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물류 지식사전》저자 박성준(정외84)교우 인터뷰물류가 멈추면 경제도 멈춘다. 물류는 경제에 혈관이자 실핏줄이다. 이런 물류의 중요성, 특히 북방물류를 강조하는 교우가 있다. 박성준(정외84)교우는 물류망의 확보와 활용이야말로 국가경제의 안정과 국제경쟁력을 갖추는데 필수적인 요소임을 상기시키는 《북방물류 지식사전》을 최근 발간했다. 저서에서는 북방지역의 육로·항만·해로·거점도시·물류허브와 관련한 각국의 정책, 물류분야에서 영향을 끼친 인물과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저자는 모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몬테레이 국제대학원에서 국제정책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에서 북한학 박사를 취득했다.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에서 15년간 기자로 활동한 뒤 2008년부터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북방지역 국제물류 협력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변화로 인한 북미 물류공급망 재편에 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트럼프 정부의 재등장에 대해선, 정부‧기업은 물론, 일반인 모두 당혹스러움을 갖고 있으리라 짐작합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예측 불가능성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우려되는 것이 미국 정치 자체의 불확실성입니다. 급선무는 급격한 변화를 완충하기 위한 ‘헤징(hedging) 전략’을 마련하는 것입니다.-북방물류 진출 물류기지로 동해항이 언급되는데 동해항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시나요.동해항은 에너지 자원 공급과 관련된, 우리나라 경제에 중요한 항만입니다. 남북 경협을 위해서도 동해안에서 결코 빠져서는 안 될 전진기지입니다. 올해 1월 동해 중부선이 개통됐는데, 남북 철도 연결 과제의 측면에서 이 점도 참조 되어야 합니다.-향후 북방물류 경로 확장, 전략 수행 과정에서 북한의 역할과 참가 가능성은 어떤가요.지금 당장은 북한 참가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남북한 교통‧운수 연결성 상태는 지난해 북한이 철도와 도로를 완전히 끊어 놓는 바람에, 연결성을 위한 우리 정부의 최초 제안이 있었던 1982년을 기준으로 할 경우, 40년 전으로 돌아갔습니다. 다만 북방물류 경로 확장 또는 전략의 관점에서 북한의 참가에 대해서는, 한국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운동장을 넓게 쓰는’ 관점이 중요합니다.-저서에서 ‘역사적 사실’을 설명, 소개한 이유는 뭔가요.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일반인의 공감과 지지를 얻지 못하면 틀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정책’이라는 배는 항상 ‘국민’이라는 바다에 떠서 항해하게 되는데, 일단 바다가 노호하면 정책은 표류하거나 좌초됩니다. 국제 물류, 또는 지역적으로 ‘북방’ 하면 ‘나와는 상관 없는 전문 분야’라는 느낌이 강한데, 사실은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구자 입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때로는 ‘장벽’으로 느껴지는데, 이것을 극복하는, 또는 인식 차를 좁힐 수 있는 장치가 바로 ‘우리 모두가 함께 겪은’ 역사라고 생각했습니다.-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 재직 중 어떤 분야를 중점 연구했는지요.시사 주간지에서 약 15년간 기자 생활을 하다 늦게 직업을 바꿔 현재 직장에서는 2008년부터 연구원 생활을 시작해 올해까지 17년 일해왔습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남북 수산협력 쪽으로 시작했다가 대 중국, 대 러시아 협력으로 바뀌었습니다. 기자 시절 후반부, 즉 2000~2006년 제가 속한 ‘한반도뉴스부’에서 북한, 일본, 중국 등 국제뉴스를 담당했습니다.-모교 은사나 선배에 대한 기억은.학부는 정치외교학과를 다녔기 때문에 한승조, 최장집, 故 서진영, 최상용 교수님 등 대한민국 최고 교수님들로부터 배웠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또 일찍이 영문학을 전공하고 가르치셨으면서도, 매우 이른 시기에 《장자》 등 중국 고전(사실은 우리의 고전)을 모범적으로 역주하셨던 故 안동림 선생님이 기억납니다. 또 모교 선배이자 과거 시사 잡지 기자 시절, 저의 멘토이셨던 소설가 김훈 선배님도 제가 앞으로 걸어야 할 길을 잘 보여주고 계신 분입니다. 이번에 책 부쳐드리자 바로 전화 주셔서 ‘수고했다’, ‘괜찮은 책이다’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제가 교우(고대 정외과 84 및 대학원 북한학과 졸업)이자, 고대인이기 때문에 이번 졸저의 출간 소식을 모교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제 아내도 고대에서 학부‧대학원(국교86)을 나왔습니다. 저에게 모교는 언제나 ‘마음의 고향’이고, 지금도 교가를 부르면 요새 유행어로 ‘가슴이 웅대’해지곤 합니다. 제 책이 다루는 북방이 고대의 진취적인 학풍‧전통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김민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