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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례강좌

[제304회] 한국사회의 권력이동과 소통

등록일 : 2010-04-19 조회 : 10841

박 길 성
사회75
모교 사회학과 교수

권력이동에 관한 그 동안의 논의를 정리하면 크게 두 갈래로 요약된다. 하나는 권력의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변동에 초점을 맞추어서 권력이동을 조망하는 것으로서, 권력의 원천이 어디에서 생성되고 어떻게 바뀌는가에 대한 논의가 중심을 이룬다. 한편 권력의 소재 변화에 초점을 맞춘 권력이동의 의미는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주목과 관심을 모으는 쟁점들과 긴밀하게 결부되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미래 권력의 형성은 어떤 구조적, 행위적 특성에 의해 구축될 것인가. 무엇보다 기업은 생각보다 훨씬 더 권력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오늘날 기업은 시대변혁의 선도자로 여겨지면서 사회적 의제까지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 권력은 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주장이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21세기는 정보가 권력이며, '느린 자는 지배당한다'는 속도가 권력의 원천으로 강변되면서 정보 콘텐츠 지배자가 새로운 파워엘리트로 등장한다. 디지털시대의 파워엘리트로 디지털과 지식계급의 합성어인 '디제라티(디지털 지식계급)'의 부상을 지목하고, 이들이 새로운 파워엘리트로 등장할 것이라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존브록만의 예견이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새로운 파워엘리트는 네트워크에 의한 역량강화를 중시한다. 과거의 엘리트가 자신들의 담에 성을 쌓으면서 자신들만의 권역을 유지하였다면, 미래의 엘리트는 끊임없는 이동 속에서 연결의 길을 만들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권력의 위치이동이라는 측면에서 권력이동의 축이 주로 세대 및 이념을 중심으로 한다면, 권력의 구조적 변화라는 측면에서는 중앙과 주변의 구분에 기초한 집중으로부터 분산으로의 변화가 주목된다. 새로운 권력의 형성과 권력의 이동에 관한 담론과 트렌드가 단순한 흥밋거리를 넘어 한국사회의 잠재력을 발현시킬 수 있는 새로운 권력의 조건들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