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함께하는 고대교우회

Home > 교우회보 > 칼럼

칼럼

<자명고> 모교에 르네상스 건축물을

등록일 : 2020-05-15 조회 : 123

전성철(신방85) 편집위원

SK디스커버리 홍보팀장

 

‘라떼마리아’를 외칠 때 사용하는 몇 가지 명제가 있다. ‘현상은 법칙보다 풍부하다’, ‘현장이 책·영상보다 백배 낫다’ 등이다. 이른바 '꼰대’들이 하는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의 기본 전제다.

다만, 요즘에는 잘 통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명제가 틀리지 않다는 것을 최근 경험했다. 운 좋게 코로나19 창궐 직전에 이탈리아의 피렌체와 로마, 베니스 등을 여행하며 ‘르네상스 시대’를 체험했다. 고대 로마의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싹튼 피렌체 르네상스의 찬란함, 베니 스에서 비잔틴 문화와 섞여 거듭나 새로운 시대 정신이 된 르네상스의 현장을 직접 본 것이다. 특히, 피렌체에서 르네상스를 주도한 메디치 가문의 특별함이 흥미를 배가시켰다. 메디치 가문 예배당의 천정에는 일반 성당들의 천상도와 달리 ‘별자리’가 그려져 있다. 황도12궁(하늘에서 태양 이동선에 있는 12개 별자리)에서 태양이 쌍둥이와 게 자리 사이에 있고, 사자자리로 향하는 그림이다. 의미는 각각 ‘소통’과 ‘보호’, ‘창조’ 이다. 별자리로 가문의 스토리를 내비친 것. 교황 에서 평민까지 모두 매일 별점으로 삶을 예측하던 당시 사람들을 배려한 것이다.

이탈리아 여행 이후 그 동안 책으로만 이해했던 세계사의 흐름이 하나씩 꿰어졌다. 종교의 미몽에도 맛있는 맥주들을 만들어 낸 중세와 고기의 썩는 냄새를 없애 줄 향신료와 후추로 교역을 시작해 주식회사와 자본주의를 만들어 현재까지 이어진 인간의 역사가 아주 가깝게 다가왔다. 현장이 주는 일종의 ‘감칠 맛’이 더해진 덕이다.

특히, 요즘 사람들이 매일 새로운 기획서를 써야하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새로운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야하는 조금은 피곤한 일상이 중세를 넘어서는 르네상스의 새로운 시도에서 비롯됐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

더 나아가, 지난 3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해온 5학년생들이 앞으로 맞을 30년은 새로운 생각으로 새롭게 시작해야 함을 절실히 느끼는 기회가 됐다. 앞으로의 30년은 지난 30년과는 사뭇 다른 세상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제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긴 밤을 지새우는 추억들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나이·직업에 상관없이 상대방을 존중하고 페미니즘과 생태주의, 채식주의, 소수자의 인권을 배려하는 시대이다.

개교 115주년을 맞는 모교도 새롭게 변모할 것이다. 지난해 11월 ‘SK미래관’이 개관했다. 학교 정문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백주년기념삼성관’ 이, 왼쪽에 SK미래관이 자리잡아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이다. 모두 중세 고딕양식의 건축물이다.

전 세계 유학생들이 크게 늘어날 미래의 다양성과 배려 차원에서 모교에 새롭게 르네상스와 비잔틴 양식의 건축물들도 세워졌으면 좋겠다.

역사와 전통에 더해 세계를 품는 새로운 시대를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