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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계 고대인을 찾아서 [5] - 빛나는 스타보다는 진지하게 공부하는 배우뮤지컬 배우 조휘(체교00) 교우

등록일 : 2020-05-15 조회 : 156

포털 사이트에서 ‘조휘’를 검색 후 그가 < 팬텀싱어>에서 부르는 ‘Volare’를 듣고 나면 그의 다른 노래를 계속 찾아 듣고 싶어진다. 이 멋진 뮤지컬 배우가 바로 체교과 00학번 조휘(본명 조성범) 교우이다. 뮤지컬 좀 안다는 교우라면 묵직한 목소리에 무게감 있는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는 조휘라는 배우를 한번쯤 만나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스위니 토드>, <레베카>, <노트르담 드 파리>, <김종욱 찾기> 등, 출연한 작품의 제목만으로도 그가 어떤 위상을 가진 배우인지 설명이 된다. 주로 맡은 근엄한 역할 때문에 상상했던 캐릭터와는 달리, 핑크 셔츠에 환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한 조휘 교우는 젊고 밝고, 또 좋은 가정에서 잘 자란 귀공자 같은 인상을 풍긴다.

<영웅> 안중극 역으로 브로드웨이 무대
고교 시절부터 이미 연극을 하고 싶었던 그는 반대하는 부모님과 합의를 한다. 일단 SKY 대학에 합격하고 나서 그 이후에 하고 싶은 연기를 하겠노라고. 결국 합격 통지서를 받고 입학도 전에 고대극회에 몸을 담은 그는 2학년을 마치고 2002년 <블루 사이공> 오디션에 합격해 국립극장 무대에서 데뷔를 했다. 이후 작품활동과 학업을 병행하고 군대까지 다녀오느라 9년 만에 학교를 마치게 된다. 많은 사범대 친구들이 임용고사를 통해 교단으로 떠났지만 그는 무대에의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고교 시절, 미술을 공부하라는 선생님, 음악을 권하는 선생님, 그리고 체육을 전공하라는 선생님들 때문에 혼란스러웠던 조휘. 그 모든 끼를 아낌없이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그에게는 무대뿐이었 다. 밤에는 학생들 영어를 가르치며, 낮에는 부족한 춤을 보충하기 위해 재즈 댄스 학원에 다녔다. 노력 없는 결실은 없듯이 2011년 그는 <영웅>의 안중근 역으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이후 예술의 전당과 국립극장에서 정성화씨와 더블 캐스팅으로 열연을 했다.

캐릭터 분석 노트 15권에 배인 땀
그저 재능만으로 연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꾸준히 역할 분석을 하고, 음악 감독들에게 배우며 조언을 받는 것 외에도 배우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분석해서 적어 놓은 15권쯤의 배우노트를 갖고 있다고 한다. 그의 명함에는 명지대학교 예술학부 뮤지컬 공연 전공 겸임교수라는 프로필이 적혀있다. 학부에서는 교육학과 신문방송학을 공부하고, 이후 명지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강단에 서게 되었다. 향후의 소망을 묻자 그는 조심스레 대답한다.
“무대는 저의 고향이며, 숨 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사실 진짜 꿈은 교육학 전공자답게 후학을 양성하는데 있습니다.”
 맹렬하게 연기했던 자신의 축적된 경험을 같은 일을 하는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해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고대에 대중문화와 예술 관련 학과가 없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조휘 교우 같은 현장 경험이 많은 선배들이 모교에서 특강이든 정규 과목이든 후배들에게 재능 기부를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대 위의 진짜 배우가 되고 싶은가”
<돈 주앙>으로 뮤지컬 어워즈 남자 신인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2009년, 비록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는 그걸 계기로 반대하던 부모님 마음의 문을 열었다. 예술인과 직업인으로서의 아들의 줄타기를 바라보는 부모보다 본인의 목마름과 갈등이 더 심했을 텐데….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으로 결국 대학 강단에 서기까지의 사연과 부모님의 애타던 세월까지 묘사하는 그의 진지함에 왠지 코끝이 찡해온다.
 코로나 때문에 취소된 공연들 덕에 요즘은 4개월 된 아들에게 푹 빠져있다. 아기가 아빠를 닮아 높낮이를 맞춰 호흡이긴 옹알이를 한다며 ‘아들 바보’임을 과시 하는 그는 <황태자 루돌프>라는 작품에서 자기 신분을 내려놓고, 평범하게 한 여자와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가사의 노래 처럼 이제 빛나는 무대보다는 한발 뒤로 물러나 학생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일에 더 전념하고 싶다. 명지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미래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후배들에게 꼭 묻는다. “인기 있는 스타가 되고 싶은가, 아니면 무대 위의 진짜 배우가 되고 싶은가”를.
 조휘 역시 빛나는 스타보다 진짜 배우가 되고픈 꿈을 가졌었기에 더 많이 공부 하며 후배들에게 나누어 줄 것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중이리라.
김미경(독문83) 편집위원·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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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클로팽 역(위), <스위니 토드> 비들 역을 연기하는 조휘 교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