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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명고> 65세 빌 게이츠의 머릿속
이영미(국문86) 편집위원《마녀체력》 저자빌 게이츠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천재 프로그래머로 이름을 날리며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했다. 그 MS에서 만든 윈도우 소프트웨어의 시장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젊을 때부터 모은 재산으로 미국 최고의 자리를 다투는 갑부.그런 한창때의 빌 게이츠에겐 별 관심이 없었다. 나와는 너무 먼 대척점에 있는 잘난 사람이었으니까. 그런데 이제 65세가 된 그는 어떨까. CEO에서 물러난 지 오래, 아무리 천재라도 몸과 뇌가 노화되고 있을 나이. 그 궁금증을 어느 정도 풀어준 건, 넷플릭스에서 본 <인사이드 빌 게이츠>라는 다큐멘터리였다.3부작으로 만들어진 그 필름은 다양한 기법으로 그의 삶 전반을 훑는다. 화려한 과거의 업적보다는 오히려 현재의 삶에 초점을 맞추었다. 과연 천하의 부자라도 외모의 노화는 피해갈 수 없는 법. 몸에 살이 붙고, 탈모가 시작되고, 얼굴엔 주름살이 가득했다. 안경다리를 쪽쪽 빨아대는 모습은 옆집 할아버지처럼 천진했다. 그러나 나이 들어 퇴화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노화의 대표적인 증상이 뭔가. 체력이 떨어지고, 호기심이 사라지며, 배움에 게을러지고, 성장의 욕구가 저하되는 것이다. 그런데 65세 빌 게이츠는 밤낮으로 일하던 젊은 시절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테니스를 치며 몸을 관리하고, 다윈처럼 긴 산책을 즐긴다. 아내와 단둘이 카누의 노를 힘차게 저으며 대화를 나눈다. 매일 정확한 시간에 일어나 집을 나서는 그의 손에는 무거운 에코백이 들려 있다. 그 안에는 늘 대여섯 권 정도의 책이 담긴다. 출장길에 나설 때는 평균 15권을 읽는단다. 대단한 독서가답게 책의 주제 또한 깊고 다양하다. 호숫가 자그마한 서재에서 혼자 일주일 동안 책을 읽으며 ‘생각 주간’을 갖는 루틴은 여전하... [2020-02-18](Hit:1)

대중문화계 고대인을 찾아서 [2] - 연기는 내 운명…철저히 공부하고 준비하는 배우
겨울 오후 햇살이 길게 드리운 삼송동 창릉천 근방, 길고양이를 돌보는 소박한 찻집에서 그를 만났다. 다큐 영화 <시간의 종말>에서의 김대건 신부역할, 삭발 연기를 감행한 <사명대사> 등 삶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배역을 주로 맡아 열연한 배우 황건 교우. 그의 얼굴이 어디서 본 듯 낯이 익다 싶더니 2015년, 고대 개교 110주년 기념 연극 <벚꽃 동산>에서 로빠힌 역을 맡아 굵직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배우 얼굴이 오버랩 된다. 인상 깊게 보았던 그 주연 배우가 지금 내 눈앞에 앉아있다니….고교 2학년 때 연극 <날 보러 와요>를 본 황건 교우는 커튼콜 때 배우들이 서로 뿌듯한 미소를 나누며 자부심과 보람을 보여주는데 푹 반해버렸다. 그때부터 공부는 접어두고 엄청나게 연극을 보러 다녔다. 러시아로 연극유학을 가려고 고대 노문과를 주저 없이 택했고, 입학도 하기 전에 고대극회의 문을 두드렸으며, 졸업 후에는 한예종에서 실기 석사 과정까지 마쳤다니 가히 준비된 배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극회에서 연기를 하면서 오케스트라에서 첼로를 잠시 배웠고 연주회도 했었다. 당시에는 거의 활싱크만 했지만 후에 <모비딕>이라는 작품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선장 역할을 할 때 큰 도움이 됐단다. 연기에 도움이 되는 문학 수업을 찾아다니며 들었고, 또 태권도부에도 깊이 몸을 담갔다.우즈벡에서 모셔온 그의 아내는 고려인 4세이다. 고려인 3세인 장모님은 타쉬켄트 음악원 첼리스트이셨다. 우즈벡 사람인 장인은 러시아식 아코디언인 바얀이라는 악기를 연주했는데 외모가 다니엘 크레이그를 꼭 닮았단다. 황 교우가 <피터와 늑대>라는 합동공연을 하러 타쉬켄트에 갔을 때, 당시 오케스트라 악장이었던 아내에게 반해 장거리 연애 1년 끝에 결혼에 이르게 됐다. ... [2020-02-18](Hit:1)

고대박물관 소장 걸작선[12] 조병덕 ‘저녁 준비’ (1942년)
조병덕(1916~2002)은 서울 출생으로 일본 다이헤이요미술학교를 졸업했다. 1940년에 조선미술전람회 최고상을 수상했으며 해방 후에는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의 추천작가, 초대작가,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저녁 준비’는 단순 견고한 구도와 성실하고 치밀한 묘사로 조병덕의 초기 양식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두 개의 나무 문기둥 사이에 앉아서 채소 바구니를 무릎 위에 얹어놓고 양파를 다듬는 여인을 포착한 이 그림은 당시에 유행하는 향토적 소재를 다루기는 하였으나 황토색 위주의 전원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흰색과 붉은색, 초록색과 진한 남색의 선명한 대비와 조화가 주는 생동감과 여인의 건강한 아름다움이 당대의 일반적 향토 회화와는 다른 정서를 불러 일으킨다. 그림 속 여인은 실제 조병덕의 딸을 모델로 했다고 전해진다. 박유민(한국사98) 모교 박물관 학예사 [2020-02-18](Hit:1)

<자명고> 교우회보 창간 50주년에 부쳐
송수근(영문78) 편집위원장 계원예술대학교 총장2020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은 언제나 새로운 기대와 감회를 갖게 하지만, 올해는 특별하다. 오는 8월이면 교우회보 창간 50주년을 맞이하기 때문이다.교우회보는 1970년 8월 5일자로 창간했다. 당시 제호는 <高友會報>였고, 창간호는 타블로이드판 12면으로 8000부를 발행했다. 1984년 현재의 <高大校友會報>로 제호를 변경한 교우회보는 창간 이후 지금까지 고려대 졸업생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매개 역할을 해왔다. 나는 모교 졸업 후 교우회보라는 든든한 동아줄이 있어 고대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느낀다. 교우회보의 창간 목적은 곧 뿔뿔이 흩어진 교우들을 하나로 연결하려는 데에 있었다. 1970년 당시 교우들의 최대 관심사는 교우회관 건립이 었다. 당시 2만5000여 교우가 항시 모이고 대화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고자 가칭 ‘석탑건립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이 모임에 참여했던 젊은 교우들은 교우회관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만들어지기 전에 정신적으로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으고 교우회보를 창간했다. 교우회보는 단순한 소식지라기보다는 교우들에게 고대 정신을 잃지 않고 고대인다운 품격을 견지하며 살아갈 수 있게 한 매개체였다.교우회보 창간 당시를 더듬어 본 것은 50주년의 해를 맞이해 그 근원의 정신을 회복하려는 데에 있다. 급격한 변화와 혼란의 시기일수록 근원 으로 돌아가야 한다. 초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새해를 여는 첫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해의 보람을 얻듯이, 창간 정신을 잃지 않아야 고대정신의 공유체로서 교우회보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창간 50주년을 맞이해 우리는 교우회보라는 광장이 더 넓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외형적으로... [2020-01-20](Hit:19)

대중문화계 고대인을 찾아서 [1] - 그는 언제나 현재진행형 청춘으로 산다
한국 드라마 걸작들을 만들어온 김승수 교우의 눈빛은 지금도 형형하다. 오른쪽 사진은 첫 연출작 ‘호랑이 선생님’의 촬영당시(1981.6.)로 배우 조경환(왼쪽)과 김 교우. 그를 보면 ‘紙背를 徹하는 眼光’이 느껴진다. 동그란 안경 너머의 그 눈빛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게 젊고 재기발랄하며 장난스럽기까지 하지만 상대를 매우 긴장시킬 만큼 강렬하다. 30년 동안 국내 최정상의 인기 드라마들을 만들어왔던 김승수 교우. 전공이었던 독일 희곡, 동아리 활동, 그리고 직업까지, 인생을 통틀어 그를 관통한 한 단어는 오로지 ‘drama’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신입생 시절 가입했던 ‘고대극회’에서부터 그 해에 창립된 독일문화원의 ‘Freie Bühne(자유극단)’ 그리고 ‘MBC 드라마 제작국’. 그가 청춘 이후 거쳐 가며 꿈을 이룬 곳이다.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수많은 연극과 TV 드라마들이 그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명동 예술 극장에서 초연을 했던 막스 프리쉬의 <만리장성>, 쉴러 작 <군도>, 그리고 카프카의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까지 그가 연출한 작품들은 이름만 들어도 입이 벌어진다.순수 연극을 하고 싶었던 젊은 김승수는 생계를 위해 MBC에 입사해 TV드라마 연출을 시작한다. 당시 그가 연출했던 <호랑이 선생님>은 최장 어린이 인기 드라마로 아직까지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시국이 어수선하던 80년대, 정부 장학생으로 독일 유학을 떠난 김승수는 독일 언론을 통해 한국에서는 몰랐던 광주의 현실을 알게 된다. 고교시절, 전혜린을 동경해서 독문학을 선택했고, 또 그녀가 살았던 뮌헨의 슈바빙으로 유학을 떠날 만큼 낭만적이었던 그에게, 그곳에서 접한 국내 소식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하나의 이정표였다. ‘드라마를... [2020-01-17](Hit:25)

고대박물관 소장 걸작선[11] 구본웅 ‘청년의 초상’ (1930년대)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한 말쑥한 신사의 노란색 얼굴빛은 하얀 와이셔츠의 색감과 어우러져 시선을 집중시킨다. 진한 눈썹, 단정한 이목구비에 짧은 머리 그리고 아래로 내리깔은 시선은 식민지 인텔리 청년의 내면상을 보는 듯하다. 시인 고은은 구본웅(具本雄, 1906~1953)을 일러 “그의 문학적 취향과 함께 파리 물랭루즈의 난쟁이 화가를 방불케하고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 곱추에 비유되기도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묘사하였다. 서울의 부유한 가정에서 독자로 태어난 구본웅은 어린 시절 척추를 다쳐 평생 불구로 살았다. 이상, 박태원과 교류하였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모더 니스트 미술가이자 야수파 화가로 주목을 받았다. ‘청년의 초상’은 어쩌면 식민지 근대의 시대를 살아간 그들의 초상 이었는지도 모른다. 박유민(한국사98) 모교 박물관 학예사 [2020-01-16](Hit:22)

교우갤러리 - 황치복(국문86) 교우의 <소백산에서 새해를 맞다>
경자년 새해 첫 산행으로 소백산에 올랐다. 죽령에서 출발해 비로봉, 국망봉 거쳐 고치령까지 가는 25km 거리. 비로봉에 도착하니 영하 16도에 몸을 가누기 어려운 칼바람이 분다. 정신이 번쩍! 어의곡삼거리를 지나니 겨우 바람이 잦아든다. 소백산 광풍을 견디고 나니, 새해 어떤 바람이라도 헤치고 나갈 자신감이 든다. [2020-01-16](Hit:22)

<자명고> 혁신은 다시 혁신돼야 마땅하다
김현섭(건축공92) 편집위원모교 건축학과 교수직업병일 것이다. 내가 어딘가 여행을 가게 되면 늘 카메라를 챙기고 셔터를 눌러대는 것은…. 그래도 건축역사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게 업이니 당연하지 않나. 새로운 도시에 가면 먼저 철도역과 시청의 위치 관계를 파악하고 번화가를 확인하라. 물론 강이든 산이든 자연 형세도 중요하다.이정도의 굵직한 콘텍스트를 염두에 둔다면, 그곳 도시와 건축의 감상은 일단 준비된 셈이다. 좀 더 욕심을 내고픈가. 그렇다면 구도심과 신도심의 변천을 개략적으로 살피고, 대표적인 랜드마크 건축물을 기준점에 넣으며, 공원이나 광장 같은 시민들의 공간도 주목해보라. 아 유 레디? 그럼 이제 자유다. 마음껏 도시와 건축을 거닐자.그런데 언제부턴가 새로운 도시를 갈 때면 꼭 들르게 되는 곳이 있다. 대학이다. 내 여행의 대개가 연구를 위한 것이기에 대학이 목적지인 경우가 많아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더라도, 대학에 몸담고 있는 이로서 방문지역 ‘지성의 산실’을 가봐야 한다는 모종의 의무감도 느끼는 까닭이다. 허나 이런 이유 못지않게 내 전공이 건축역사인 게 역시나 중요하다.대학도 도시구조의 주요 요소에 포함될 수 있다. 서구의 경우 도시 자체가 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곳이 많다. 영국의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보다 젊은 도시들도 대학이 도시조직과 깊이 결부된 경우가 빈번하다.얼마 전 미국 위스콘신의 매디슨에 갔다가 굳이 힘들여 그곳 주립대 캠퍼스를 들렀는데, 대학 본관이 멀찌감치 주의사당을 마주하면서도 축을 살짝 틀고 있어 흥미로웠다.한편, 대학은 자체의 캠퍼스 계획이나 개별 건축물로도 중요하다. 건축 교과서에 거론되는 건축물 중 다수가 대학 내에 있는데, 실제로 대학은 건축실험의 장이기도 하다. 20세기 최고의 거장 르코르뷔지에의 하버드대학교 카... [2019-12-17](Hit:27)

음식도 중요하지만 고대 선후배 반겨주는 그곳이 맛집
‘호형호식’ 연재 소감과 외식업 운영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교우들. 왼쪽부터 김영숙, 김미경, 김현모, 장치평, 유수창 교우.본보 ‘석탑광장’면에 연재해온 교우맛집기행 ‘호형호식’이 이번호로 종료한다. 2017년 1월호부터 이번호까지 3년간 36곳의 교우맛집이 소개됐다. 연재 필자와 사진작가, 소개된 맛집 교우들의 좌담을 마련했다.일시 및 장소 : 12월 2일 ‘타이허’참석자 :장치평(경영79) ‘타이허’ 대표·14회 게재김현모(경영83) ‘행복한 스시’ 대표·11회 게재유수창(경제91) ‘고기리 막국수’ 대표·5회 게재김미경(독문83) 편집위원·‘호형호식’ 필자김영숙(서문83) 미술에세이스트· 사진촬영진행·정리 : 전용호 편집국장교우모임 플랫폼이 된 ‘호형호식’김미경│처음엔 가까운 분들이 소개한 집부터 갔었고, 연재가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엔 이런저런 경로로 제보도 받았어요. 학과나 학번을 안배해서 소개했어요. 63학번 선배 한 분이 친구들하고 맛집 동호회를 만들었는데, ‘호형호식’에 나온 곳으로 가신다고 하더군요. 선후배들이 읽고 좋다고 해주셔서 고마울 따름입니다.김현모│식자재 유통업을 하다가 외식업도 겸하게 됐어요. 요식업종이 자리를 잡으려면 당연히 요리 자체도 잘해야 하지만 적당한 홍보도 필요했는데 ‘호형호식’에서 활자화되고 나니까 동기나 교우들이 찾아오고 해서 힘이 됐습니다. 어떤 분은 교우회보에 소개된 내용을 복사해서 직원 교육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외식업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교우들이 많은데 ‘호형호식’이 서로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듯한데 연재를 마친다니 아쉽네요.장치평│며칠전 티비 보니까 미슐랭가이드가 개업 6개월 이상 업체만 소개한다는 원칙을 어겼다는 보도를 봤어요. 이런 상황에서 1년, 2년 장기적 관점에서 이 코너가 연재를 이어가면 좋겠습니다.유수창│외식업교우... [2019-12-17](Hit: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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