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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명고> 보배와 저주
강무성(불문81) 편집위원루페 출판 대표 눈이 보배라는 말이 있다. 신체 부위 중 눈이 가장 소중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가치 있는 것을 알아보는 눈썰미, 안목의 중요함을 이른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무엇을 잘 판별하거나 어떤 사태의 중핵을 기민하게 간파해 내는 능력이 있는 사람을 향해 ‘그 사람은 눈이 보배야’라는 말을 한다.출판업계에서 일하면서 그 말의 의미를 자주 실감한다. 많은 예를 들 필요도 없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지금이야 너무도 유명한 작가지만 데뷔작 《개미》를 낼 때만 해도 완전한 무명이었다. 한국에서는 당연히 아무도 몰랐다. 프랑스도 몰라본 무명 작가의 작품《 개미》의 진가를 알아본 사람이 열린책들 대표인 홍지웅(철학73) 교우다. 그의 손을 통해 한국에서 번역 출판되자 공전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물론 베스트셀러가 저절로 된 건 아니고 편집과 마케팅에 그만한 실력과 노력의 투자가 있었던 결과다. 하지만 그 투자는 확신이 뒷받침한 것이고, 그 확신은 미리 알아본 진가의 크기가 뒷받침한 것이다. 결국 보배 같은 눈 하나가 보배를 건졌다고 단순화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게 한국에서 주목받자 작가의 본국 프랑스가 다시 주목하는 식으로 인기가 역수출되면서 베르베르는 곧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했다. 이 작가가 매년 한 작품씩 어김없이 써내고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는 신화를 이어온 지가 20년이 넘는다. 그로 인한 출판사의 경제적 이익이 얼마인지 굳이 계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나도 눈이 꽤 밝은 편이라서 스스로 눈이 보배라는 자부심이랄까 자기암시 비슷한 것을 오래 갖고 있었다. 그런데 방향이 좀 다르다. 아무래도 내 경우는 눈이 보배라기보다는 저주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남이 만든 책을 읽는 것도 일의 큰 한 부분인데 도무지 딴생각 없이 한... [2018-06-12](Hit:12)

재학생 기고 - 선배들과 함께해서 좋았던 롯데월드 견학
행정학과 재학생들이 이틀에 걸쳐 롯데월드를 견학했다.“짜장면 데이 - 행정학과 교우의 날 행사”는 행정학과 신입생으로 입학 이래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 중 하나였습니다. 고학번 선배님들이 많이 오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은 긴장한 상태로 행사 장소에 갔는데 ‘짜장면 데이’라는 행사의 이름과 다르게 고급스러운 테이블과 정성스럽게 마련된 장소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그날 선배님들께서 해주신 강의 또한 아직까지도 기억에 또렷이 남습니다. 이제 갓 대학생이 되어 새롭게 마주하게 된 환경과 주어진 공부에 많이 혼란스러울 뿐만 아니라 진로에 대해 한참 고민하고 여러가지 꿈을 품고 있었던 저에게 선배님들께서 그날 해주신 조언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만나 뵐 수도 없고, 어디에서 쉽게 들을 수도 없는 값진 강의를 들을 수 있어 너무 좋았을 뿐만 아니라 그런 분들이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 학과의 선배라는 사실에 우리 학교, 우리 과, 나아가 저 스스로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그리고 이날, 잊지 못할 추억 하나가 또 생겼습니다. FM이후로 선배님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앞으로 나와서 이야기해보라고 하셔서 설마 하는 마음에 마이크를 잡고 지철호 선배님, 소진세 선배님, 채이배 선배님께 공정거래위원회 견학, 롯데월드 견학, 국회 견학을 차례로 부탁드렸는데 한 분도 빠짐없이 망설임 없이 흔쾌히 승낙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선후배 관계가 끈끈하고 후배사랑, 선배사랑이 돈독한 행정학과에 지원한 제가 자랑스러울 정도로 너무 감사했습니다.그 중 첫번째 견학으로 롯데월드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 행사는 26일, 27일 이틀에 걸쳐 대략 50명 정도의 인원으로 진행됐습니다. 롯데월드 견학 기회를 제공해 주신 소진세 선배님, 이번 행사 전반에 많은 도움을 주셨... [2018-06-12](Hit:19)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곰탕 한그릇
“울적하고 힘들던 시절 길모퉁이 식당에 들어가 따끈한 곰탕으로 몸을 녹이면 마음까지 따뜻하게 녹는 것만 같았다.” ‘도하정’의 이건영(체교99) 대표가 말하는 따뜻한 곰탕 한 그릇의 힘이다. 마포역에서부터 제법 꼬불꼬불한 골목을 걸어 식당에 도착하니 시원한 미소의 잘생긴 젊은 주인이 손님을 반겨준다. 이 집이 카페인가? 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한쪽 벽면의 유리 냉장고에 가지런히 도열된 김치통들이 한식집임을 말해준다.이대표는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육공원을 만드는 게 대학 때부터의 꿈이었단다. 한 번도 바뀌어 본 적이 없는 그 꿈을 위해 전초전으로 시작한 사업이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든시절 ‘공부하는 식당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을 접하게 된다. 인터뷰 내내 그가 고르는 어휘들이 그의 만만치 않은 독서량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음식을 담는 남다르게 예쁜 놋그릇도 특별하지만, 곰탕집이라면 있을 법한 식탁위의 소금이 없다. 테이블에서 손님이 음식을 완성하게 하고 싶지 않단다. 아니나 다를까 그때그때 다른 맛이 아니라 철저히 계산 후, 정해진 황금비율 레시피를 따르는 도하정만의 곰탕제조 비법이 있다. 온도를 정확하게 세팅하고, 고아내는 시간을 조절하려고 가스가 아닌 전기 인덕션만을 사용한다. 주방이 오픈되어 있고,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가스 냄새가 음식과 섞이는 것이 싫단다. 주인의 까다로움에 손님들이 행복해 지는 철학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푹 고아낸 양지국물 맛이 너무 깔끔해서 마치 맑은 평양냉면 육수를 먹는 기분이다. 요리 준비 중 수작업으로 기름기를 제거하는 작업이 제일 오래 걸린단다.벽면에 걸린‘우리’라는 액자가 눈에 띈다. 혼밥과 혼술이라는 새로운 트렌드에게 ‘밥은 함께 나누는 것’이라는 철학을 양보하고 싶지 않단다. 우리가 가장 쉽게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맛있는 음식을 두고 두... [2018-06-12](Hit:19)

서울에서 맛보는 정통 쓰촨식 훠궈
신사동 가로수길의 ‘레인보우 테이블(No.1 red)’. 차가운 은빛으로 통일된 감각적인 실내에는 패션 잡지에서 뜯어낸듯 세련된 흑백 모델 사진들이 가득 붙어있다. 이 모든 조합이 범상치 않은 주인의 취향을 짐작케 해준다. 음식맛보다 궁금한 이 집의 셰프는 노문과 87학번 민해연 교우. 깊은 눈동자의 가녀리고 아름다운 외모에 한번 놀라고, 메뉴가 와인과 치즈가 아니라 보글보글 끓여 먹는 핫팟 (hot pot) 요리라는데 한번 더 놀라고, 그녀의 아버지가 중국인이며, 중국과 러시아의 혈육이 반반인 어머니, 그리고 남편이 러시아인이라는 그녀의 정체성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하지만 역시 마지막으로 놀라는 건 정말 중국 현지에서 맛보았던 훠궈의 바로 그 신비한 매운 맛이다. 중국 쓰촨 스타일의 마라핫팟 훠궈와 일본식 두유핫팟, 한국식 된장핫팟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마라(麻辣)’ 는 중국어로 맵고 얼얼한 맛을 뜻하며 한약재로도 쓰이는 향신료로 입에서 어느 한순간만 맵다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훠궈에 들어가는 12가지 향신료를 모두 쓰촨에서 직접 공수하고, 맛을 내기 위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 대가로 특별히 홍보한것도 아닌데 잡지와 블로그 등에는 그녀의 음식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한국인 계부 덕분에 한국에 오게 된 그녀가 택한 곳은 고려대학교. 한국말을 못했던 탓에 친구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쳐주며 자신도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제삼자가 보기엔 신선하지만 외국인으로서 한국에 적응하며 대학생활을 보낸 그녀의 삶이 얼마나 녹록치 않았을까 짐작이 간다. 어릴 때부터 사진을 배우고 싶었고 지금도 사진에 대한 정열이 남다르다. 사진작가 헬무트 뉴턴의 사진집과 작품들이 그래서 군데군데 걸려있었나 보다.시원한 칭따오 맥주 한잔을 곁들이는 훠궈의 쌈박한 맛은 겨울이 아니라 오히려 한... [2018-05-16](Hit:43)

건물은 없어져도 추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제2공학관은 1964년 건축돼 1990년대 중반까지 이공대 본관으로 사용됐다. 2016년 11월 신공학관이 준공된 직후 이사를 시작해 지난해 10월 건축학과 스튜디오의 이전을 마지막으로 빈 건물로 남았다. 그리고 올해 4월말 완전히 철거됐다. 사진은 철거 전 제공학관.이제는 말할 수 있다이제는 털어 놓을 수 있는 사건은 제2공학관에서 고사를 지냈던 일이다. 1980년 중반까지 공과대학 재직 교수 몇 분이 몇년 간격으로 타계하신 일이 있었다. 같은 건물을 쓰는 이과대학은 별 탈이 없는데 공과대학에는 몇 년에 한 번씩 불행한 일이 생기니, 원인에 대한 여러 가지 설이 있었다. 홍종휘 학장님과 몇몇이 대책을 강구하던 중공과대학을 위한 고사를 지내기로 했다.며칠 후 좋은 날을 잡아 돼지 머리를 제2공학관 중앙 3층에 있던 학장실에 차려놓고 여러 교수들이 모여 공과대학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냈다. 공과대학에서 미신 같은 고사를 지냈다는 것은 그동안 비밀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30년쯤 훌쩍 지난 일이기에 털어 놓는다. 정성껏 고사를 지낸 후에 공과대학에는 크게 불행한 일이 없었던 것 같다.김호영(기계공68) 명예교수대학에 웬 교무실?지난 4월 말 제2공학관이 완전히 철거됐다. 입학식 때 봤던 본관, 구 중앙도서관, 서관과 비교할 때 너무 허름해 당시 이공대 캠퍼스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상하게했던 자연계의 상징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곳에서 강의를 듣고 연구를 했으며 과학입국과 중화학공업을 통한 조국근대화의 큰 꿈을 키워왔었다.1993년 모교 교수로 부임했을 때, 교수실이 마련되지 않아 실험실을 개조해 3명의 교수가 함께 생활했다. 당시 자연계 캠퍼스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보도한 고대신문은 교수 3명의 문패가 걸린 교수실 출입문 사진에 ‘대학에 웬 교무실?’이라... [2018-05-16](Hit:61)

<자명고> 아듀, 홍보관!
김우철(사학83) 편집위원 서울역사편찬원 원장80년대 전후에 모교를 다녔던 교우들은 누구나, 높이 솟은 철탑 안테나를 이고 있던 안암캠퍼스 서쪽 구석의 건물을 기억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원래의 기능을 상실한 철골 사이사이에 까치집만 두어 채 한가로이 자리 잡고 있던, 그 안테나 아래의 건물 말이다. 깡통이라 불리던 간이매점 앞에서 사발면을 흡입하며 김밥을 우겨 넣으며, 그 안테나가 실제로 작동을 하느니 마니 하면서 논쟁을 벌였던 기억들도 있을 것이다.나름대로 멋을 부린 좌우 비대칭의 그 건물이 홍보관이다. 1968년 준공된 홍보관이 꼭 50년이 되는 올해 6월에 철거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철거’라는 낱말은 지극히 가치중립적인 말이건 만, 듣고는 왠지 야속했다. 30년만 지나도 자기가 살고 있는 집합건물이 안전하지 않다는 진단을 꼭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경박하고 스피디한 시대에 50년을 버텼으면 충분히 자기 수명을 다했건만, 듣고는 왠지 서운했다. 대학을 다니는 게 아니라 신문사를 다닌다는 주위의 비아냥을 오히려 훈장 처럼 여기던 치기 충만했던 개인사가 오버랩되어, 서둘러 제거해야 할 흉물 취급을 받는 친정의 신세가 안타까웠던 모양이다.홍보관은 명칭에서 보듯이 주요 학내 언론 기관이 모여 있던 고대 언론의 심장부였다. 여기 저기 더부살이하던 고대신문, 고대교육방송국(KUBS), 고대 영자신문사(The Granite Tower) 세 언론사가 홍보관의 준공으로 드디어 한 건물에 모여 살게 되었다. 학교당국에서는 아마도 학교를 ‘널리 알리는’ 홍보 역할 정도나 기대하고 언론 3사를 모아놓았는지 모르겠지만, 그 주인공들의 기개는 단순한 홍보에 만족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홍보관은 위치 또한 절묘했다. 학생운동의 전성기, 최루탄 내음이 가시지 않던 민주광장을 사이에 두고 학생 회관을 가장 가까이... [2018-05-16](Hit: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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